그 후 내가 꿈에서 본 바에 따르면, 크리스천은 계속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언덕 아래에 도착하였다. 거기서 그는 길가에 세 사람이 발목에 쇠사슬이 묶인 채 깊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았다. 한 사람의 이름은 단순 (Simple), 또 한 사람은 게으름(Sloth),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은 자만(Presumption)이었다.
크리스천은 이 순례자들이 땅바닥에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, 혹시라도 그들을 깨워줄 수 있을까 하여 권면하였다.
그는 그들에게 말하였다.
“여러분은 마치 돛대 꼭대기에서 잠이 든 자들과 같습니다. 여러분 아래에는 사해, 곧 바닥 없는 깊은 구렁이(지옥)가 있습니다. 그러므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길을 가야 합니다. 만일 원하신다면, 제가 여러분의 사슬을 풀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.”
그는 또 말하였다.
“만일 우는 사자처럼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 자가 여기를 지나간다면, 여러분은 반드시 그의 먹잇감이 될 것입니다.”
이에 그들은 크리스천을 힐끗 보기만 하고, 각자 무관심한 태도로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.
단순은 순진하게,
“나는 아무런 위험도 보지 못하겠소.”
게으름는 중얼거리며,
“조금만 더 자게 내버려두시오.”
자만은 교만하게,
“모든 통은 자기 바닥에 서야 하오. 그러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소?”라고 하였다.
그러고는 그들 모두 다시 누워 잠들었다. 크리스천은 그들을 깨우려 하였으나, 결국 더 나아가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하였다.
그렇지만 크리스천은 마음이 무거웠다. 그렇게도 명백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, 자기 사슬을 풀어주겠다고 기꺼이 도움을 베풀려는 자의 호의를 이토록 가볍게 여긴다는 사실이 몹시 안타까웠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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